이번 포스팅에서는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의 관련성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뇨병은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13.8%가 앓고 있는 만성 질환입니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는 4억 6300만 명에 달하며, 2045년에는 7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건강 문제이지만,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요. 그 중에서도 **당뇨 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은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당뇨 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가, 진행되면서 시력 저하, 시야 흐림,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실명 인구의 약 2.6%가 당뇨 망막병증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당뇨 망막병증의 발생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망막 혈관의 내피세포가 손상되고, 혈관 투과성이 증가합니다. 그 결과 혈관 주변으로 체액이 누출되어 **망막부종(macular edema)**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또한 손상된 혈관에서는 **미세혈관류(microaneurysm)**가 형성되고, 출혈과 경색이 일어나 망막 기능이 저하됩니다.
당뇨 망막병증은 단순히 눈의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당뇨 망막병증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Wisconsin Epidemiologic Study of Diabetic Retinopathy (WESDR)에 따르면, 당뇨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았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당뇨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당뇨 망막병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2.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이 공통된 위험 인자를 공유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은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 모두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죠. 또한 당뇨 망막병증은 전신 혈관 기능 장애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심혈관 질환의 조기 징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에서 관상동맥 칼슘 수치와 경동맥 내중막 두께가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11].
그렇다면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 (DCCT)에 따르면, 엄격한 혈당 조절은 당뇨 망막병증의 발생 위험을 76% 감소시켰습니다[12]. 또한 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 (UKPDS)에서도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3].
혈당 조절의 목표는 당화혈색소(HbA1c)를 7.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14]. 이를 위해서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병행해야 하는데요. 식이요법으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지방과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15]. 1일 탄수화물 섭취량은 총 열량의 50~60% 정도로 제한하고, 단순당이나 정제 탄수화물 대신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16].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요. 미국 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는 일주일에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로 운동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17].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당뇨 망막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안압 상승을 주의해야 합니다[18].
약물요법으로는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 주사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트포르민(metformin)은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일차 선택 약제로,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고 말초 조직에서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19]. 설포닐유레아(sulfonylurea) 계열 약물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데요. 저혈당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20].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등의 새로운 약제들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21][22].
혈압 관리 또한 중요합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은 흔히 동반되는데, 이는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따라서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23]. 이를 위해 저염식, 체중 감량,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항고혈압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는 당뇨병성 신증 예방에도 효과적이어서 일차 선택 약제로 권장됩니다[24]. 칼슘 채널 차단제, 베타 차단제, 이뇨제 등도 사용할 수 있는데요. 혈압 조절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보통 2제 이상의 병용요법이 필요합니다[25].
이상지질혈증의 치료도 필수적입니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LDL 콜레스테롤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요. 이는 동맥경화를 촉진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따라서 LDL 콜레스테롤을 100 mg/dL 미만으로, 중성지방을 150 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26].
이를 위해서는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함께 스타틴 계열의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요[27]. 심혈관 질환의 일차 예방과 이차 예방에 모두 효과적입니다. 스타틴 단독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등의 병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28][29].
금연은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소판 응집을 촉진해 혈전 형성 위험을 높이는데요[30]. 또한 흡연은 망막의 허혈성 손상을 악화시켜 당뇨 망막병증을 진행시킵니다[31]. 따라서 당뇨병 환자라면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금연을 위해서는 니코틴 대체요법,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 등의 약물 치료와 함께 상담과 행동 요법 등의 비약물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합니다[32]. 담배를 끊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당뇨 망막병증의 진행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혈관 합병증의 위험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33][34].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 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당뇨병 환자라면 매년 안저검사와 광각 형광 안저혈관 조영술을 받아야 하며, 망막병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레이저 광응고술, 유리체강내 주사 치료, 유리체절제술 등의 시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35][36].
안저검사는 눈 속의 망막과 시신경을 자세히 관찰하는 검사로, 안과 의사가 특수한 현미경인 세극등을 이용해 시행합니다. 검사 전 동공을 확장시키는 점안제를 넣어야 하므로 불편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당뇨 망막병증의 진행 단계를 평가하고, 황반부종이나 신생혈관 형성 등의 이상 소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37].
형광 안저혈관 조영술은 형광 물질을 정맥 주사한 후 안저 사진을 찍는 검사입니다. 형광 물질이 망막의 혈관을 통해 흐르는 과정을 관찰함으로써 미세혈관류, 혈관 누출, 모세혈관 비관류 부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38]. 특히 황반부 주위의 변화를 자세히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검사 후에는 소변으로 형광 물질이 배출되어 노란색을 띨 수 있으며,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뇨 망막병증의 초기 단계에서는 대개 경과 관찰하며 혈당 조절에 주력하게 됩니다. 그러나 심한 비증식성 망막병증이나 증식성 망막병증으로 진행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요. 망막 주변부의 허혈 부위에 레이저광응고술을 시행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고,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제를 유리체강 내에 주입해 황반부종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39][40]. 유리체출혈이나 견인망막박리가 동반된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출혈을 제거하고 망막을 재유착시키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41].
지금까지 당뇨 망막병증과 심혈관 질환의 관련성 및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만 조절하면 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망막, 신장, 신경 등 여러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심혈관계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당뇨병 환자라면 혈당 조절과 함께 혈압, 콜레스테롤, 체중 등의 심혈관 위험 인자들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당뇨 망막병증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습관의 개선도 필수적입니다.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등은 당뇨병 관리의 기본이 되는데요. 약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건강한 생활 습관을 확립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다면 가족, 친구, 의료진 등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당뇨병은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검진과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눈과 건강한 심장을 지킬 수 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이 글이 많은 분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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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Sola D, Rossi L, S
2-1. 신(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는가?
4-1.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2.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3.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4.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5.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6.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4-7. 성경의 본질과 역사성에 대한 의문 (성경의 사실성)
5-1. 우주의 기원과 진화에 관한 비과학성 (빅뱅 이론과 정상 우주론)
5-2. 생명의 기원과 진화에 관한 비과학성(창조론과 진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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