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많은 분들이 흔히 겪고 있는 '변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변비란?
변비란 대장 운동의 저하로 원활하게 배변을 하지 못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의학적으로 변비는 배변 횟수가 적거나 배변이 힘든 경우, 배변이 3-4일에 한번 미만인 경우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변 보는 횟수가 충분하더라도 배변시에 1분 이상 힘을 주어야 배변이 될 정도로 굳은 변을 보는 경우도 변비라고 할 수 있고, 반대로 변보는 횟수가 적더라도 굳지 않은 변을 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 변비가 아니기 때문에 변비를 판단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습니다. 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증상을 호소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으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3~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변비의 원인은?
변비의 원인은 대단히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저섬유소 식이와 잘못된 배변습관입니다.이 외에도 대장 운동 기능의 이상, 구조적 폐쇄, 전신적 질환, 약물 등도 변비의 흔한 원인입니다.
- 저섬유소 식이
야채나 과일에 풍부한 섬유질은 장에서 소화되지 않기 때문에 대변량을 늘리고 대변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여 변비를 예방합니다. 하지만, 육류나 고지방식을 즐기고 섬유질이 부족한 식사 습관을 가지는 경우 대변의 정체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변비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도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섬유소 식이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해야 하겠지요?
배변시 정상적으로 이완되어야 할 항문 괄약근이 정상적으로 이완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수축하여 배변을 막는 경우입니다.
이런 현상을 항문근 실조, 또는 강직성 골반이라고 합니다.
3. 변비의 증상은?
변비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단지 배변 횟수만으로 변비를 진단하기 어려워, 학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6가지 대표적인 증상으로 변비의 객관적인 기준(로마 III 기준) 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4. 변비의 진단 방법
대부분의 일반적인 변비의 원인은 병력과 증상에 대한 자세한 문진으로 환자를 평가하고, 대장 내시경 같은 기본 검사만으로도 감별이 되지만, 대장 통과 지연이나 골반저 기능 부전 같은 이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대장 통과 검사나 배변 조영술, 항문 직장 기능 검사 같은 기능적인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대장 통과 검사
대장 통과 검사는 방사성 비투과성 표지자를 복용하고 5일 경과후 복부 X 선 검사를 시행하여 얼마나 잘 통과되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대장의 운동성 지연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정상적으로는 5일 후 80% 이상이 대장을 통과하는 것이 정상인데 대장에 많이 남아 있는 경우 장무력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 배변 조영술
항문을 통해 조영제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한 후 환자에게 배변을 시키게 하여 항문과 직장부위의 구조를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항문 직장부위의 형태학적 변화를 관찰 가능할 수 있어, 변비의 원인, 진단, 수술, 바이오피드백 등의 치료 평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항문 직장 기능 검사
50 mL의 물/공기를 넣은 풍선을 배출하도록 하여 기능성 출구 폐쇄를 진단하는 방법, 항문직장내압을 검사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5. 변비의 치료
변비의 치료 방법은 일반적 치료 방법과 약물 치료 방법의 2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일반적 치료 방법 : 섬유질이 풍부한 식이 + 변을 참지 말고 바로 보기
일반적 치료 방법은 만성 변비의 대부분(>90% 이상)은 기저질환이나 기질적 원인이 없고 일반적인 처치로 호전된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변비를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약물 치료를 하기 전 보통 1개월간 이런 일반적 치료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수분을 함유하는 능력이 큰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의 섭취를 늘리고, 변의가 생기면 참지 말고 바로 배변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일반적 치료방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약물 치료
일반적 치료 방법을 1개월간 시도했는데도 효과가 없으면 약물 치료를 시도합니다.
변비약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한데 기본적으로는 변의 양을 많게 해주거나 변의 굳기를 무르게 만들어주는 종류의 변비약(부피형성하제, 삼투성하제)와 장을 강하게 자극하여 변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자극성하제로 구분됩니다.
전자의 경우 안전하지만 대개 효과는 좀 약하고, 후자의 경우 효과는 즉각적이고 강력하지만,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통 부피형성하제(bulk laxative)와 삼투성 하제(osmotic laxative)가 부작용이 적고 장기간 사용가능하여 변비의 일차적인 치료제로 널리 이용됩니다.
1) 부피형성하제 (bulk laxatives) : 변비 치료로 가장 먼저 안전하게 사용하는 약
수분과 만나면 대변의 내용물이 불어나는 작용을 해 배변을 돕는 약으로 식이성 섬유를 충분히 섬취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유용하고 변비약 중 가장 안전한 약입니다.
또한 담즙산 배설 촉진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안전한 대신 일시적인 변비를 빠르게 해소하는데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복용 후 보통 12시간 이상 경과해야 효과가 나타남),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고 장기간 사용해야 합니다.
차전자씨(Ispaghula, Psyllium), 메틸셀룰로우스(Methylcellulose), 폴리카보필(Polycarbophil) 등이 대표적인 부피형성 하제 입니다.
2) 삼투성하제 (osmotic laxative)
삼투성 하제는 삼투 현상을 이용하여 대장 내료 수분을 끌어들여 변을 무르게 하여 배변을 촉진시키는 약입니다. 삼투 현상은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사이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가는 현상인데 삼투성 하제가 이 삼투압을 형성, 수분을 장내로 끌어들여 배변을 유도합니다.
일반적으로 약 복용 2~3일 후부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락툴로스(lactulose)나 마그네슘, 글리세린, 솔피톨, 듀파락 시럽 등이 대표적인 삼투성 하제입니다.
3) 자극성하제(stimulant laxative)
자극성 하제는 대장의 신경을 자극하여 위장관 운동을 촉진시키는 약인데, 약을 먹은 후 6시간 이후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장 신경을 자극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남용하면 대장 신경이 손상되어 대장무력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수분과 전해질 손실, 지방변 대장흑색소 증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극성 하제는 효과가 좋다고 남용해서는 안되며, 일시적 변비 환자에서 한 두번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자극성 하제에는 비사코딜(둘코락스), 피마자유(cator oil), 알로에(aloe)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변비가 아닌 골반저 기능 부전 같은 운동장애에 의한 변비는 바이오 피드백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 피드백 요법은 근육의 수축이나 이완 같은 생리적 신호를 기계적 장비를 통해 시청각 신호로 변환시켜 환자에게 배변시 작용하는 근육 운동의 문제점을 깨닫게 함으로써 스스로 배변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입니다.
변비로 고생하고 계신가요? 대다수의 변비는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이 되고, 안전한 변비약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니 변비 치료를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야채를 많이 드시고, 변이 바려울 때 바로바로 화장실을 가는 습관을 들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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