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규소폐증(Silicosis)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규소폐증은 결정형 이산화규소(crystalline silica)를 장기간 흡입함으로써 폐에 염증과 섬유화가 발생하는 직업병의 일종입니다. 결정형 이산화규소는 석영(quartz), 크리스토발라이트(cristobalite), 트리디마이트(tridymite) 등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는 토양, 암석, 모래 등에 널리 분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채석, 채굴, 시멘트 제조, 요업, 주물 등의 산업 현장에서 높은 농도의 결정형 이산화규소 분진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결정형 이산화규소 입자는 직경이 0.5-5 μm 정도로 매우 작아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폐포대식세포(alveolar macrophage)에 의해 탐식되어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활성화된 대식세포는 TNF-α, IL-1, IL-6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호중구와 림프구의 침윤을 촉진하고, 섬유모세포(fibroblast)의 증식과 콜라겐 침착을 유도함으로써 폐섬유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이산화규소 입자 표면의 실란올기(silanol group, -SiOH)가 세포막의 인지질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세포독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장기간의 반복적인 노출은 폐포벽의 파괴와 섬유화를 가속화시켜 비가역적인 폐기능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규소폐증은 노출 기간과 농도에 따라 급성, 가속화형(accelerated), 만성으로 분류됩니다. 급성 규소폐증은 수주에서 수년 내에 매우 높은 농도(50 mg/m³ 이상)의 결정형 이산화규소에 노출된 경우 발생하며, 급격한 폐기능 저하와 호흡부전을 동반합니다. 가속화형은 5-10년의 노출 기간 후에 발생하는 아급성 경과를 보이며, 만성 규소폐증은 10년 이상의 장기 노출 후 서서히 발생합니다.
규소폐증의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편이나, 점차 진행되면서 노작성 호흡곤란, 기침, 객담, 흉통, 체중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만성 규소폐증 환자의 약 1/3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한 관절통과 피부경화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를 Erasmus syndrome이라고 하는데, 규소 입자에 의한 자가면역 반응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규소폐증이 의심되는 경우 흉부 X-선 및 CT를 촬영하게 되는데, 초기에는 폐문부 림프절 비대와 미만성 간질성 음영이 관찰됩니다. 이후 상엽 및 후상분절을 중심으로 다발성 소결절 음영이 융합되면서 큰 불규칙한 결절(large opacity)을 형성하게 되고, 심한 경우 벌집폐(honeycomb lung) 소견을 보이게 됩니다. 이는 석회화를 동반하기도 하는데, 특징적인 "eggshell calcification"이 관찰되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영상 소견만으로는 석면폐증(asbestosis), 탄분증(anthracosis) 등의 다른 진폐증(pneumoconiosis)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관지폐포세척술(BAL)이나 경기관지 폐생검을 시행하게 됩니다. BAL fluid에서 결정형 이산화규소 입자를 편광현미경으로 확인하거나, 폐조직 검사에서 폐포벽 및 간질에 황갈색의 편광성 물질이 관찰되면 확진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high-resolution CT를 이용한 진단의 민감도가 크게 향상되었는데, 직경 1-10 mm 크기의 다발성 결절이 상엽 및 후상분절에서 관찰되면 규소폐증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규소폐증으로 진단되면 무엇보다 결정형 이산화규소에 대한 추가 노출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호흡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하도록 해야 하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폐기능 변화를 추적관찰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규소폐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금연을 철저히 하고, 폐렴구균 및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하는 등 합병증 예방에 주력해야 합니다.
규소폐증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만성 호흡부전과 폐동맥고혈압, 그리고 폐결핵 등의 감염성 질환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규소폐증 환자의 약 20-30%에서 활동성 폐결핵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결핵에 의한 사망률도 일반인에 비해 3배 가량 높습니다. 또한 장기간의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나 기관지확장증, 기흉, 폐암 등도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으로 인해 규소폐증 환자의 예후는 매우 다양한데요,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진단 후 생존기간 중앙값이 7.6년이었으며, 전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8.9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과 결핵의 병력, 진행된 방사선학적 병기, низ은 초기 폐활량 등이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인자였습니다.
2002년 Hnizdo 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광 근로자 2,235명을 대상으로 37년간 추적관찰한 코호트 연구를 발표했는데요, 이 중 18.3%에서 규소폐증이 발생했고, 규소폐증 발생 위험은 누적 노출량과 비례하여 증가했습니다. 특히 누적 노출량이 10 mg/m³-year를 초과하는 경우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흡연자에서는 그 위험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규소폐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입니다. 작업장에서의 분진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습식 작업 방식을 도입하고,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며, 호흡보호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근로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건교육도 필수적이겠죠.
최근에는 나노입자 형태의 이산화규소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위험 노출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독성 연구와 감시체계 역시 시급히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규소폐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하루빨리 감소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규소폐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생소한 질환이라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의 폐건강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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