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유지질 폐렴(Lipoid Pneumonia)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지질 폐렴은 기름성 물질을 흡인하거나 흡입함으로써 폐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드문 질환입니다. 유지질이란 지방산, 콜레스테롤, 인지질 등 생체 내 소수성 물질을 통칭하는 용어인데요, 이러한 유지질 성분이 기도를 통해 폐 내로 유입되면서 이물 반응과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유지질 폐렴은 크게 외인성(exogenous)과 내인성(endogenous)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외인성 유지질 폐렴은 기도로 직접 기름성 물질이 유입되어 발생하는 경우로, 대표적으로 mineral oil이나 석유 제품을 흡인하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변비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liquid paraffin을 장기 복용하거나, 코막힘을 완화하기 위해 멘톨 오일을 점비액으로 사용하는 경우 흡인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화장품, 목욕 오일, 윤활제 등에 포함된 석유 성분을 흡입하거나 음식물에 포함된 식물성 기름을 흡인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내인성 유지질 폐렴은 폐포 내 자가분비물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주로 기도 클리어런스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만성 기관지확장증이나 폐포단백증과 같이 객담 배출이 어려운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서 폐포 내 분비물과 세포 파편물이 축적되면서 유발되곤 합니다. 또한 폐암이나 폐결핵 환자에서 발생하는 기도 폐쇄도 내인성 유지질 폐렴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유지질 폐렴은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모호하여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흔한 증상으로는 기침(80%), 가래(50%), 호흡곤란(30%), 발열(30%) 등이 있으며, 점차 악화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청진 시 수포음이 청취되거나 흉부 타진 시 탁음이 확인될 수 있지만 비특이적입니다. 말초혈액 검사에서는 백혈구 증가나 적혈구 침강속도(ESR), C-반응단백(CRP)의 증가 소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영상의학적 검사가 진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흉부 X-선 검사에서는 양측성으로 불규칙한 폐경화 소견이 보이며, 특징적으로 지방 음영의 결절이나 경화가 관찰됩니다. 흉부 CT에서는 폐경화와 간유리 음영(ground-glass opacity), 폐쇄성 기관지염(bronchiolitis obliterans), 폐공동(cavity) 등 다양한 소견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유지질 폐렴의 확진을 위해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기관지폐포세척술(BAL)을 시행하게 되는데, BAL fluid에서 유지질이 풍부한 포말성 대식세포(foamy macrophage)가 25% 이상 관찰되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폐조직 검사에서는 폐포벽 내 콜레스테롤 결정(cholesterol cleft) 주위로 다핵거대세포와 포말성 대식세포의 침윤이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며, 섬유화와 육아종이 동반되는 만성 염증 소견을 보입니다.
유지질 폐렴의 치료는 우선 원인 물질에 대한 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외인성 유지질 폐렴의 경우 기름 섭취나 흡입을 중단해야 하며, 내인성인 경우 기저 폐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지만, 심한 저산소증이 동반되거나 폐렴이 광범위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Prednisolone을 0.5-1 mg/kg/day로 시작하여 2-4주간 사용 후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는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섬유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로, 개별 환자의 임상 양상에 따라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유지질 폐렴의 예후는 조기 진단과 원인 물질에 대한 회피가 이루어지는 경우 양호한 편입니다. 그러나 장기간 노출이 지속되거나 기저 폐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만성 호흡부전이나 폐섬유화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2002년 Gondouin 등이 발표한 유지질 폐렴 환자 44명의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평균 추적 기간 68개월 동안 50%의 환자가 증상이 재발하였고, 18%가 사망하였습니다. 75세 이상의 고령, 흡연, 1초간 노력성 폐활량(FEV1)의 감소 등이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 인자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유지질 폐렴 환자들은 지속적인 추적관찰과 함께 금연 및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변비약이나 점비액과 같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름성 물질도 의사와 상담 후 신중하게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성 기침이나 가래가 있다면 단순히 노화 탓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유지질 폐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간과하기 쉬운 만큼,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고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몸에 해로운 기름 흡인을 피하고 폐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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